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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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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는 무슨 플랫폼이었고, 우리는 어떤 데이터를 수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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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9월 30일, 기업인 이재웅(전 다음 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전 쏘카 대표)이 투자하고 저명 언론사의 기자들이 초기 멤버로 참여한 미디어 스타트업 얼룩소가 출범했습니다.
얼룩소가 주목받았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기존에 시장에서 저평가되어 왔던 “글값”을 작성자들에게 충분히 지불하겠다고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얼룩소는 런칭 시점부터 유저들에게 포인트 형식으로 “각 유저들이 작성한 글에 발생한 반응(조회수, 체류시간 댓글 등)에 비례해 이들에게 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글값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비유가 아니다. 우리 주위에 많은 후원광고를 떠올려 보자. 후원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시하고, 그 이야기에 감화된 사람들이 돈을 내도록 설득한다. 사람들을 감화시키기도 어렵고, 감화된 사람이 돈을 내도록 만들기는 또 어렵다. 얼룩소가 만드는 글 시장은 이 두 문제를 하나로 줄여준다. 당신의 이야기가 사람들을 감화시켰는가? 그러면 그건 차별화된 콘텐츠다. 이제 돈을 내라고 한 번 더 설득할 필요가 없다. 그 자체로 정당한 보상을 창출한다. 그걸 당신이 원하는 변화에 쓰면 된다.
물론 안타깝게도 얼룩소의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서비스 첫 런칭 후 약 2년 8개월 뒤인 지난 2024년 5월 31일, 포인트 보상 중단을 발표했고 2024년 9월 24일 파산 선고를 거쳐 2025년 1월 15일자로 최종적으로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저희는 얼룩소의 첫 런칭일인 2021년 9월 30일부터 서비스 종료 약 일주일 전인 2025년 1월 6일까지, 3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작성된 모든 게시물 및 각 게시물별 ‘좋아요’ 클릭 명단과 댓글 이력을 수집했습니다.
수집된 게시물은 총 349,649건으로 제목, 작성자 정보, 작성일, 본문 첫 500자, 주제, 좋아요 수, 댓글 수, 딸린 답글 수 등 다양한 정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한 차례 더 정리하면 위에서 볼 수 있듯, 얼룩소를 거쳐간 41,769명의 전체 유저들의 활동 이력을 패널(panel) 데이터 형식으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이 2,631,062건의 활동 로그는 특정 유저가 어떤 게시물을 작성했는지(write_post), 어떠한 유저가 작성한 무슨 게시물에 좋아요를 클릭하거나(like_post), 댓글을 남겼는지(leave_comment), 그 이력을 빠짐없이 담고 있습니다.
저희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하고자 하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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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의 유저들은 정말 공론장을 형성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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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는 런칭 초기부터 **“중요한 의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론장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표방해왔습니다. 그러나 공론장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인 만큼, 얼룩소의 포지션 역시 비즈니스 모델의 변경과 함께 계속 달라져 왔던 것 같습니다.
우선 얼룩소의 활동 유형별 월간 활성 사용자 수 (MAU, Monthly Active User)는 다음과 같이 집계됩니다. 2022년 3월에 글·댓글·좋아요 모두 피크를 기록한 직후 빠르게 감소했고, 3개월 뒤인 2022년 6월 기준, 얼룩소에 글을 작성하는 유저는 총 922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런칭 직후 첫 한 달보다도 무려 약 62% 감소한 수치이며, 2022년 3월의 고점 대비는 1/1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때, 흥미롭게도 2022년 11월부터는 글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유저들의 수가 급증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글·댓글 작성자 수는 전혀 회복되지 않았지만, ‘좋아요’를 하는 유저들은 전월 대비 무려 2.3배 가량 증가했죠.
각 월별 유저들의 가입 시점별로 ①게시물 작성, ②댓글 작성, ③좋아요 클릭 활동률을 아래처럼 각각 나누어 비교하면 이러한 글 작성량의 급감과 좋아요 수의 뒤늦은 급증이 보다 명확히 관찰됩니다.
서비스 초기에 30% 이상을 기록했던 게시물 작성률은 2022년 11월까지 빠르게 줄어들어 얼룩소는 전체 유저들 중 극소수인 5% 이하만이 글을 쓰는 공간이 되었으며, 동시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유저들의 비율은 급증했습니다.
이처럼 “모두가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공론장”에서 “구독형 플랫폼”으로의 서비스 컨셉 변화 원인을 이해하기에 앞서, 우리는 아래와 같은 얼룩소의 주요 타임라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 9월 30일 : 서비스 시작
2021년 12월 12일 : 약 10주 간의 “실험 기간” 종료. 이 중 특히 10월에 런칭 효과로 이용자의 급증이 나타났으며 이후 재정비 기간을 가짐
2022년 1월 14일 : 서비스 정식 오픈. 덕분에 2021년 12월에 감소했던 신규 진입 유저들이 2022년 1월들어 다소 반등
2022년 2월 3일 : 1월 17일부터 30일까지 유저들의 2주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향후 출금이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였음을 공지
2022년 2월 16일 : 최초로 포인트의 출금 신청이 가능하다는 공지가 발표됨
2022년 3월 : 해당 공지에 뒤이어 신규 포스팅 유저 수가 대폭 증가
2022년 4월 이후 : 그러나 한 달 뒤신규 진입 유저의 수가 급락
2022년 11월 11일 : 레거시 언론의 칼럼 필진과 유사한 개념으로, "컨텐츠 생산자" 공모 공지가 게재됨
2022년 11월 14일 : 컨텐츠 생산자로 선정될 경우 1주일에 최소한 100만원을 보장 해준다고 추가 공지.
2022년 11월 26일 : 각 주차 별로 해당 주차동안 보상 받은 글들의 보상 총액 및 보상 컨텐츠 중 일부의 예시들을 공개하는 “얼룩소 트렌드” 게시 시작
2022년 11월 ~ 2023년 2월: 3차 반등 기간, 해당 기간 동안 컨텐츠 생산자 정책이 소위 “얼룩소 글값 논쟁”으로 이어짐. 상세한 내용은 하단의 천관율 전 에디터의 페이스북 글 원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