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유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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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부동산 가격으로 지탱되고 있고, 이로 인해 가계 부채나 금리 인상에서의 제약 등 여러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 볼 수 있을까?
<aside> ✅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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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기반 경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자산 기반 경제의 발전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과 금융 자산 가격의 변동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중앙은행은 이를 고려한 정책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먼저, 자산 가격 변동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미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 자산의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주식 자산보다 더 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이 10% 상승하면 소비가 약 0.4% 증가하는 반면, 주식 가격이 10% 상승해도 소비는 0.1% 정도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중앙은행이 정책 결정 시 주택 시장 동향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함을 시사한다 (Case et al., 2005).
또한 자산 가격 버블의 형성과 붕괴가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위험이 증가했다. 17개 OECD 국가의 1,264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자산 가격 버블 기간 동안 은행들의 시스템적 리스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적 리스크란 한 금융기관의 문제가 전체 금융 시스템으로 확산될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부동산 버블 기간 동안 은행의 시스템적 리스크 지표가 평균 0.44% 증가했으며, 이는 연간 표준편차의 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전통적인 물가안정 목표와 함께 금융안정 목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Brunnermeier et al., 2020).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방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일부 연구자들은 금융 자유화와 물가 안정 정책이 오히려 금융 불균형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거시건전성 감독 강화와 금융 불균형에 대한 선제적 통화정책 대응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거시건전성 감독이란 개별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목표로 하는 규제 감독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기 호황기에 은행의 자본 요구사항을 높이고 불황기에 낮추는 등의 정책을 통해 금융 시스템의 경기순응성을 완화할 수 있다 (Borio and White, 2011).
반면 다른 연구자들은 중앙은행이 자산 가격 거품에 대응하여 '바람에 맞서 기울이기'(LATW)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ATW 정책은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 이자율을 약간 높이고 하락할 때 낮추는 통화정책 전략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LATW 정책이 거품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거시경제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adhwani, 2008).
그러나 자산 가격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연구에서는 금리 인상이 오히려 버블을 증폭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산 가격 버블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금리 인상이 버블의 붕괴 확률을 낮추고 버블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론적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을 버블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Galí, 2014).
한편 자산 기반 경제에서는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가 변화했다. 금융 중개기관, 특히 시장 기반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 변동이 실물 경제와 통화정책 전달 경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시장 기반 금융기관이란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증권화와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관을 말한다. 예를 들어, 금리 인하가 이러한 기관들의 레버리지(자산 대비 부채 비율)를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신용 공급 확대로 이어져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이 관찰되었다. 이는 중앙은행이 정책 결정 시 금융 중개기관의 대차대조표 상태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Adrian and Shin, 2011).
자산 기반 경제에서는 통화정책이 소득 및 부의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었다. 33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통화정책이 자산 가격을 통해 불평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금리 인하는 단기적으로 고용 증가를 통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산 가격 상승을 통해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는 중앙은행이 정책 결정 시 분배 효과를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Colciago et al., 2019).
자산 기반 경제에서는 주택 시장의 영향력이 특히 중요해졌다. 고정 및 변동 금리 모기지의 비율이 통화정책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모기지 비율이 높을수록 통화정책 충격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변동금리 모기지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금리 인하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즉각적으로 증가시켜 소비 진작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중앙은행이 주택 금융 시장의 구조를 고려하여 정책을 수립해야 함을 시사한다 (Rubio, 2011).
자산 기반 경제에서는 금융 안정성과 통화정책의 연계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일부 연구에서는 중앙은행의 낮은 이자율 정책이 은행들의 과도한 유동성 약속과 비유동적 자산 보유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유동성 약속이란 은행이 예금자에게 언제든 현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약속하는 것을 의미하며, 비유동적 자산은 쉽게 현금화하기 어려운 장기 대출 등을 말한다. 이러한 상황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중앙은행은 정상 시기에 이자율을 적절히 높이는 새로운 형태의 신뢰성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Diamond and Rajan, 2012).
결론적으로 자산 기반 경제의 발전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복잡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중앙은행은 전통적인 물가안정 목표와 함께 금융안정, 자산 가격 변동, 불평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정책 결정의 어려움이 증가했으며, 새로운 정책 수단과 접근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향후 중앙은행은 이러한 복잡한 환경에서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분석과 유연한 대응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Adrian, T., and Shin, H.S. 2011. Financial Intermediaries, Financial Stability, and Monetary Policy. SSRN Electronic Journal. Borio, C.E.V., and White, W.R. 2011. Whither Monetary and Financial Stability? The Implications of Evolving Policy Regimes. SSRN Electronic Journal. Brand, C., Buncic, D., and Turunen, J. 2010. The Impact of ECB Monetary Policy Decisions and Communication on the Yield Curve. Journal of the European Economic Association. 8:1266-1298. Brunnermeier, M., Rother, S., and Schnabel, I. 2020. Asset Price Bubbles and Systemic Risk.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33:4272-4317. Case, K.E., Quigley, J.M., and Shiller, R.J. 2005. Comparing Wealth Effects: The Stock Market versus the Housing Market. Topics in Macroeconomics. 5. Colciago, A., Samarina, A., and de Haan, J. 2019. CENTRAL BANK POLICIES AND INCOME AND WEALTH INEQUALITY: A SURVEY. Journal of Economic Surveys. 33:1199-1231. Diamond, D.W., and Rajan, R.G. 2012. Illiquid Banks, Financial Stability, and Interest Rate Policy.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20:552-591. Galí, J. 2014. Monetary Policy and Rational Asset Price Bubbles. American Economic Review. 104:721-752. Rubio, M. 2011. Fixed- and Variable-Rate Mortgages, Business Cycles, and Monetary Policy. Journal of Money, Credit and Banking. 43:657-688. Scherbina, A., and Schlusche, B. 2013. Asset price bubbles: a survey. Quantitative Finance. 14:589-604. Wadhwani, S. 2008. Should Monetary Policy Respond To Asset Price Bubbles? Revisiting the Debate. National Institute Economic Review. 206:25-34.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 부채 수준에 어떤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가?
주택 가격 상승은 가계 부채 수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자산 가치가 상승하여 추가적인 대출이 가능해진다. 이는 전반적인 가계 부채 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 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1975년부터 1999년까지의 미국 주별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 자산 가치가 1달러 증가할 때 소비가 약 5-8센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부채 증가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ase et al., 2005).
주택 가격 상승은 특히 젊은 가구와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가구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높아진 주택 가격으로 인해 더 큰 규모의 모기지 대출을 받게 되며, 이는 장기적인 부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와 그 이후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주택 부채를 지고 있으며, 은퇴 연령에 가까워져도 부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asnick et al., 2011).
주택 가격 상승은 '주택 지분 인출'(Housing Equity Withdrawal)이라는 현상을 촉진한다. 이는 주택 소유자가 주택 가치 상승분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고소득 가구에서는 주택 가격 10% 상승 시 소비가 0.94% 증가하는 반면, 저소득 가구에서는 오히려 0.7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주택 가격 상승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Cho, 2011).
주택 가격 상승은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를 통해 가계 부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레버리지 효과란 차입을 통해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가구의 순자산은 증가하지만, 동시에 부채 비율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주택 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 Loan-to-Value ratio)이 높은 가구의 경우, 주택 가격이 하락할 때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주택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던 현상이다 (Geanakoplos, 2015).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 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48개 주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 자산 효과가 금융 자산 효과보다 크게 나타났으며, 소비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이는 고소득 가구일수록 주택 가격 상승의 혜택을 더 크게 누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저소득 가구의 경우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고 임대료 부담이 증가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Bampinas et al., 2017).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는 거시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는 소비를 자극하여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악화되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17개 OECD 국가의 1,264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산 가격 버블 기간 동안 은행들의 시스템적 리스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 부채 증가가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Brunnermeier et al., 2020).
주택 가격 상승은 세대 간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자산 가치 상승의 혜택을 누리는 반면, 젊은 세대는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더 많은 부채를 지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Masnick et al., 2011).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 부채 증가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자율 변화가 가계 부채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므로, 정책 결정의 복잡성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고정금리 모기지와 변동금리 모기지의 비율에 따라 통화정책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변동금리 모기지 비율이 높을수록 통화정책 충격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Rubio, 2011).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 부채 증가의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대출 규제, 조세 정책, 주택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이 고려될 수 있다. 캐나다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경기대응적 LTV 정책이 가계부채의 변동성을 80% 이상 감소시키는 등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경기대응적 LTV와 같은 목표화된 거시건전성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Bruneau et al., 2018).
결론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 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고 광범위하다. 단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을 자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 안정성과 경제 안정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들은 주택 시장과 가계 부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정책적 대응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Bampinas, G., Konstantinou, P., and Panagiotidis, T. 2017. Inequality, demographics and the housing wealth effect: Panel quantile regression evidence for the US. Finance Research Letters. 23:19-22. Baptista, R., Hinterschweiger, M., Low, K., and Uluc, A. 2016. Macroprudential Policy in an Agent-Based Model of the UK Housing Market. SSRN Electronic Journal. Bruneau, G., Christensen, I., and Meh, C. 2018. Housing market dynamics and macroprudential policies. Canadian Journal of Economics/Revue canadienne d'économique. 51:864-900. Brunnermeier, M., Rother, S., and Schnabel, I. 2020. Asset Price Bubbles and Systemic Risk.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33:4272-4317. Case, K.E., Quigley, J.M., and Shiller, R.J. 2005. Comparing Wealth Effects: The Stock Market versus the Housing Market. Topics in Macroeconomics. 5. Cho, S. 2011. Housing wealth effect on consumption: Evidence from household level data. Economics Letters. 113:192-194. Geanakoplos, J. 2015. The Leverage Cycle. NBER Macroeconomics Annual. 24:1-66. Kannan, P., Rabanal, P., and Scott, A.M. 2012. Monetary and Macroprudential Policy Rules in a Model with House Price Booms. The B.E. Journal of Macroeconomics. 12. Masnick, G.S., Xiao Di, Z., and Belsky, E.S. 2011. Emerging cohort trends in housing debt and home equity. Housing Policy Debate. 17:491-527. McCarthy, Y., and McQuinn, K. 2015. Price Expectations, Distressed Mortgage Markets and the Housing Wealth Effect. Real Estate Economics. 45:478-513. Rubio, M. 2011. Fixed- and Variable-Rate Mortgages, Business Cycles, and Monetary Policy. Journal of Money, Credit and Banking. 43:657-688. Scherbina, A., and Schlusche, B. 2013. Asset price bubbles: a survey. Quantitative Finance. 14:589-604.
부동산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부의 불평등과 사회 이동성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장기적으로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 이동성을 저해할 수 있다. 높은 주택 가격은 소유자와 비소유자 간의 자산 격차를 확대하며, 이는 세대 간 이전을 통해 불평등을 영속화시킬 수 있다.
많은 가구에서 주택 자산은 전체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의 14개 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주택 자산의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주식 자산보다 더 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Case et al., 2005). 이는 주택 가격 상승이 주택 소유자의 자산을 크게 증가시키는 반면,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가구는 이러한 혜택에서 배제됨을 의미한다.
주택 자산의 세대 간 이전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노르웨이의 3세대에 걸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조부모의 주택 소유 상태와 위치가 손자녀의 주택 소유 확률과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슬로에서 큰 집을 소유했던 조부모를 둔 손자녀의 경우, 주택 소유 확률이 높고 소유한 주택의 가치도 더 높았다 (Galster and Wessel, 2018). 이는 주택 자산의 불평등한 분배가 세대를 걸쳐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높은 주택 가격은 저소득층의 주택 구매력을 더욱 악화시킨다. 호주 시드니와 미국 휴스턴의 주택 구매력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구매 가능성(purchase affordability)과 상환 가능성(repayment affordability)을 구분하여 측정했다. 연구 결과, 시드니의 경우 1996-2006년 사이 구매 가능성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상환 가능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기지 시장의 규제 완화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Gan and Hill, 2009).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저소득층의 주택 소유 기회를 더욱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주택 자산의 불평등한 분배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Youth 1997(NLSY97)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가족의 주택 자산 가치가 $10,000 증가할 때마다 주립 명문대학 진학 확률이 2% 증가하고 커뮤니티 칼리지 진학 확률은 1.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주로 연간 소득 $75,000 미만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Lovenheim and Reynolds, 2013). 이는 주택 자산을 통해 축적된 부가 자녀 세대의 인적 자본 투자로 이어져, 세대 간 불평등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높은 주택 가격은 노동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의 2011년 가계 금융 조사(China Household Finance Survey)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 자산 가치가 10만 위안 증가할 때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률은 1.37%p 감소하고 전업주부가 될 확률은 1.49%p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에는 유의미한 영향이 없었다 (Fu et al., 2016). 이는 주택 자산 증가로 인한 부의 효과가 노동 공급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주택 소유자에게만 해당되며, 비소유자의 경우 오히려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노동 공급을 늘려야 할 수도 있다.
주택 가격 상승은 가계의 소비 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한국의 가구 소득 및 소비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고소득 가구에서는 주택 가격 10% 상승 시 소비가 0.94% 증가하는 반면, 저소득 가구에서는 0.7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ho, 2011). 이는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상반된 효과를 보여주며, 주택 가격 상승이 소득 계층 간 소비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높은 주택 가격은 젊은 세대의 주택 소유율을 낮추고 있다. 호주의 소득 및 주택 조사(Survey of Income and Housing)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세대(20-39세)의 주택 소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중년층의 '따라잡기' 비율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주택 소유율 하락이 더 두드러졌다 (Stebbing and Spies-Butcher, 2015). 이는 세대 간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젊은 세대의 경제적 독립과 자산 형성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된다.
주택 소유의 어려움은 임대 시장의 확대로 이어진다. 영국의 British Household Panel Study (BHPS)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상위 20%가 전체 주택 자산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집중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대인은 주로 상위 소득 및 주택 자산 보유 가구에 집중되어 있었다 (Arundel, 2017). 이는 '임대인 계급'의 등장과 함께 자산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장기적인 영향들은 사회 이동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 자산의 불평등한 분배가 고착화되면, 계층 간 이동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주택 소유가 중산층의 상징이자 경제적 안정의 기반이 되는 사회에서, 주택 소유의 기회가 제한된다는 것은 곧 계층 상승의 기회가 제한됨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높은 부동산 가격은 단순히 주택 시장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불평등과 이동성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는 경제적 불평등뿐만 아니라 사회적 통합과 안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주택 정책은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를 넘어, 장기적인 사회경제적 영향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주택 공급 확대,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구매 지원 프로그램, 임대 시장 규제 등의 정책을 통해 주택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Arundel, R. 2017. Equity Inequity: Housing Wealth Inequality, Inter and Intra-generational Divergences, and the Rise of Private Landlordism. Housing, Theory and Society. 34:176-200. Case, K.E., Quigley, J.M., and Shiller, R.J. 2005. Comparing Wealth Effects: The Stock Market versus the Housing Market. Topics in Macroeconomics. 5. Cho, S. 2011. Housing wealth effect on consumption: Evidence from household level data. Economics Letters. 113:192-194. Fu, S., Liao, Y., and Zhang, J. 2016. The effect of housing wealth on labor force participation: Evidence from China. Journal of Housing Economics. 33:59-69. Galster, G., and Wessel, T. 2018. Reproduction of social inequality through housing: A three-generational study from Norway. Social Science Research. 78:119-136. Gan, Q., and Hill, R.J. 2009. Measuring housing affordability: Looking beyond the median. Journal of Housing Economics. 18:115-125. Lovenheim, M.F., and Reynolds, C.L. 2013. The Effect of Housing Wealth on College Choice: Evidence from the Housing Boom. Journal of Human Resources. 48:1-35. Stebbing, A., and Spies-Butcher, B. 2015. The decline of a homeowning society? Asset-based welfare, retirement and intergenerational equity in Australia. Housing Studies. 31:190-207.
부동산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주택 시장의 안정성과 경제 성장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주택 시장 안정과 경제 성장의 균형을 달성하는 것은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직면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조화롭게 활용하고, 경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거시건전성 정책은 주택 시장 안정화에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대출가치비율(LTV) 규제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통해 과도한 신용 팽창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경기 상황에 따라 LTV 비율을 조정하는 경기대응적 LTV 정책이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변동성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캐나다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경기대응적 LTV 정책은 가계부채의 변동성을 80% 이상 감소시키는 등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정 LTV 규제 강화는 부채 수준을 낮추지만 변동성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Bruneau et al., 2018).
통화정책도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통화정책만으로 주택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채 증가에 반응하는 통화정책은 오히려 부채와 거시경제 변수의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목표에 충실하면서,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금융 충격이 발생했을 때는 확장된 테일러 규칙(금리 결정 시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 외에 금융 변수도 고려하는 방식)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조합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Kannan et al., 2012).
주택 공급 정책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택 공급 증가는 주택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급 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인구 변화와 도시화 추세 등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부동산 공급 증가는 주택 가격을 하락시키고 자가점유 주택 수요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제 성장률이 높을수록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공급 정책과 경제 성장 정책이 주택 시장 안정화에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Zhang and Guo, 2019).
세금 정책도 주택 시장 안정화에 활용될 수 있다. 재산세 인상은 주택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거래세의 효과는 불분명하다. 중국의 사례 연구에서는 재산세 인상이 주택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거래세의 경우 그 효과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는 세금 정책을 설계할 때 각 세금의 특성과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함을 보여준다 (Zhang and Guo, 2019).
주택 시장의 안정화가 반드시 경제 성장과 상충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주택 가격 변동성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 가격 상승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이 연구는 내생성 문제를 통제했을 때, 주택 자산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작거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가격 안정화가 경제 성장을 크게 저해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Calomiris et al., 2011).
경제 개방도도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중국의 35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경제 개방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주택 가격이 높은 경향이 있다. 구체적으로, 도시 경제 개방도(도시의 총 무역량을 GDP로 나눈 비율)가 1% 증가할 때 부동산 가격이 0.28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 무역이 활발한 도시들의 주택 시장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주택 정책이 국제 경제 정책과도 연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Wang et al., 2010).
주택 시장의 변화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주택 자산 효과를 통해 주택 가격 변동이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국가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14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주택자산의 변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주식자산보다 더 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자산 계수는 대부분의 모형에서 0.05-0.17 범위로 추정된 반면, 주식자산 계수는 0-0.02 수준으로 낮거나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주택 시장 정책을 수립할 때 해당 국가의 특성을 고려한 실증 분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Case et al., 2005).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신중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COVID-19 팬데믹과 같은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주택 시장 안정화와 경제 성장 지원을 위한 정책이 동시에 필요할 수 있다. 리투아니아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경제 부양책으로 인해 2020년 2분기의 주택 가격 하락폭이 2.9% 감소했다. 가계 현금 및 예금과 기업 대출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가장 빠른 효과를 보였으며, 정부 지출과 실업률의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 이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가계 소득 보호와 기업 유동성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Pilinkienė et al., 2021).
결론적으로, 주택 시장 안정화와 경제 성장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거시건전성 정책, 통화정책, 공급 정책, 세금 정책 등을 조화롭게 운용하면서, 경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한 주택 시장의 특성과 국가별, 지역별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정책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해 정책을 개선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주택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Bruneau, G., Christensen, I., and Meh, C. 2018. Housing market dynamics and macroprudential policies. Canadian Journal of Economics/Revue canadienne d'économique. 51:864-900. Calomiris, C.W., Longhofer, S.D., and Miles, W. 2011. The (Mythical?) Housing Wealth Effect. SSRN Electronic Journal. Case, K.E., Quigley, J.M., and Shiller, R.J. 2005. Comparing Wealth Effects: The Stock Market versus the Housing Market. Topics in Macroeconomics. 5. Kannan, P., Rabanal, P., and Scott, A.M. 2012. Monetary and Macroprudential Policy Rules in a Model with House Price Booms. The B.E. Journal of Macroeconomics. 12. Pilinkienė, V., Stundziene, A., Stankevičius, E., and Grybauskas, A. 2021. Impact of the Economic Stimulus Measures on Lithuanian Real Estate Market under the Conditions of the COVID-19 Pandemic. Engineering Economics. 32:459-468. Wang, S., Yang, Z., and Liu, H. 2010. Impact of urban economic openness on real estate prices: Evidence from thirty-five cities in China. China Economic Review. 22:42-54. Zhang, X., and Guo, L. 2019. Research on the Impacts of Real Estate on Economic Growth: A Theoretical Model-Based Analysis. Chinese Journal of Urban and Environmental Studies. 06:1850025.